37년 만에 막을 내린 태아 성감별 금지법, 시대적 변화 반영한 현실적인 결정일까?
남아 선호 사상이 사라진 시대, 태아 성별 알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요? 폐지의 의미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세요.
목차
남아 선호 사상 퇴색과 성평등 의식 확대가 이끈 변화
1987년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한 여아 낙태 막기 위해 제정된 태아 성감별 금지법이 37년 만에 폐지되었습니다. 28일 헌법재판소는 의료인이 임신 32주 이전에 임신부나 가족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것을 금지한 의료법 조항에 대해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이번 결정 이유로 시대 변화에 따른 성평등 의식 확대와 성비 불균형 해소를 꼽았습니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 양성평등 의식 확산, 남아 선호 사상 쇠퇴, 출산 순위별 출생성비 자연성비 도달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남아 선호 사상과 산아제한 정책, 의료기술 발달로 인한 여아 낙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제정된 태아 성감별 금지법은 2008년 헌재의 한 차례 위헌 결정을 거쳐 임신 32주 이후에는 태아 성별 고지를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임신 8개월 이후에야 태아 성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부모의 정보 접근권 침해, 현실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성감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산부인과에서는 초음파로 성감별이 가능한 임신 16주부터 우회적으로 태아 성별을 알려주는 경우가 일반화되었고, 규정을 엄격히 지키는 병원을 다니는 임신부들이 다른 병원을 방문하거나 맘카페에 초음파 사진을 올려 판독을 부탁하는 풍경도 흔했습니다.
결국 헌재는 시대 변화로 입법 목적이 상당 부분 달성되었고 의료 현장에서 사실상 사문화된 만큼 조항을 남겨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대체로 이번 위헌 결정이 시대 변화를 반영한 순리적 판단이라는 입장입니다.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박인양 교수는 "이제는 시대상이 바뀌었고 의사 입장에서도 32주가 안 됐다고 해서 부모가 알고 싶어 하는 아이의 성별을 감추기가 난처했던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결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태아 성별 알 권리 확대가 여아 낙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태아 성감별 금지 폐지가 남녀 출생성비 불균형 심화, 여아 낙태 증가, 성차별 문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태아 성감별 금지법 폐지 주요 내용 정리
1. 폐지 배경:
- 남아 선호 사상 퇴색 및 성평등 의식 확대
- 출산 순위별 출생성비 자연성비 도달
- 기존 규정 (임신 32주 이후 성별 고지 허용)의 문제점:
- 부모의 정보 접근권 침해
- 현실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성감별 이루어짐
2. 폐지 내용:
- 의료인이 임신 32주 이전에 임신부나 가족에게 태아 성별을 알려주는 것을 금지하는 의료법 조항 위헌 결정
3. 폐지 이후 예상 변화:
- 부모의 알 권리 확대
- 의료 현장의 현실화
- 남녀 출생성비 불균형 심화, 여아 낙태 증가, 성차별 문제 등에 대한 우려
4. 향후 과제:
- 폐지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지속적 논의 및 연구
- 필요시 법적, 사회적 제도 마련
태아 성감별 금지법 폐지는 시대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선택이었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졌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폐지의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성평등 의식을 함양하고 모든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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